elba 썸네일형 리스트형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상수아저씨 영화는 내게는 늘 그런 역할을 해왔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힐링. 치유제. 그리고 볼 때마다 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의. 유경도 아마 썩 좋아하지 않을 테고. 이전이나 지금이나 처음 겪는 남자들은 나를 바라보며 어색한 미소로 그 난해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나의 첫 홍상수인 와 그 이후로도 꾸준히 잊을 만하면 쏙쏙 극장 앞에 걸리는 아저씨의 영화들을 마주보며 역시 또 한 번의 본질적 질문을 끄집어 내고서는 어쩌면 그 맛에 괜히 만족스러 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아저씨의 이번 영화인 ㅡ내가 지금 가장 가까이 끼고 있는 사람에게 첫 홍상수였던ㅡ는 다시금 나와 영화, 그리고 나와 사람의 사이를 깊게 고민하게 해준 영화였다. 우스운 건 이미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 더보기 Deux Jours, Une Nuit (내일을 위한 시간) 1월 1일에 개봉했는데 겨울과 봄의 간극만큼 시간의 경과 뒤에야 보았고, 또 그만큼의 띄어쓰기만큼 뒤늦게 리뷰를 작성한다. 으로 내게 잔잔한 충격을 줬던 그, 다르덴 형제의 2015년 첫 작품(이었지). 우선 포스터부터가 강렬하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의 마리옹 꼬띠아르가 민소매티 하나 걸치고 어딘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일 뿐인데, 강렬하다. 퇴근 후 김밥을 마시다시피 흡입하고 달려간 씨네큐브는 평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꽤 바글거렸다. 요새 부쩍 관객이 많이 늘어난 느낌이다. 좋은데, 싫다. 속상. 내일은 위한 시간은 복직을 코 앞에 두고 실직을 당할 위기에 처한 여자, 산드라가 이를 막기 위해 주말 이틀동안 동료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이야기이다. 아주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그런 이야기. 그.. 더보기 2014년 영화 결산 -올해의 신인- 아델 엑사르쇼폴로스 마린 바크스 안재홍 스테이시 마틴 엘라 콜트레인 -남우조연- 자레드 레토 매튜 맥커너히 조진웅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패스벤더 -여우조연- 페트리샤 아케이트 레아 세이두 제니퍼 로렌스 캐리 멀리건 우마 서먼 -남우주연- 매튜 맥커너히 에디 레드메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호아킨 피닉스 오스카 아이작 -여우주연- 안느 도발 로저먼드 파이크 천우희 제니퍼 로렌스 문소리 -사운드트랙- -올해의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스파이크 존즈 조엘 코엔, 에단 코엔 홍상수 크리스토퍼 놀란 -올해의 영화(해외)- 스파이크 존즈 파올로 소렌티노 리처드 링클레이터 조엘 코엔, 에단 코엔 크리스토퍼 놀란 -올해의 영화(국내)- 이수진 장률 홍상수 김성훈 우문기 + -취향저격 영화OST- Anto.. 더보기 Prestige 놀란에 대해 생각한다. 올해 최대 화제작이었던 인터스텔라가 개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메멘토가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했다. 오래 전 TV에서 흘끔 봤던 터라 가물가물하여 일부러 극장에 찾아갔다. 불행히도 그 얼마 전ㅡ인터스텔라를 보기도 전, carax에 의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놀란의 단점을 알게된 참이었다. 하필이면 그 때문에 보였던 것이다. 메멘토에서도. 그 단점이. 그래서 궁금했다. 놀란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감독인가. 그래서 선택했다. 프레스티지를. carax가 말한 놀란의 단점ㅡ정확히 말하면 그녀가 인셉션에서, 또 인터스텔라에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부분ㅡ은 '질질 끄는 것'이었는데, 이게 내게 가히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는 다름 아닌, 위에서도 언급했듯 내가 인지하지 못하던 부분이었.. 더보기 가족의 탄생 가족의 탄생을 몇 번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ㅡ생각보단 적다ㅡ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제일 많이 울었다, 이번이. 울면서도 스스로 뭐야, 나 왜 이래, 하고 놀랄 정도로. 한 번은 입술 사이로 흐느낌마저 흘러나와 흠칫거리기도 했다. 뭘까. 뭐가 달라졌을까. 이런 게 20대 후반인건가... 눈물이 많아지는 게...? 그리고 덕분에 서랍에서 가족의 탄생을 꺼내 놓아주려 했던 나의 의도는 산산조각났다. 나는 이 영화를 사랑하지 않고는 못배길 거다, 앞으로도. 그래도 몇 번째 보는 영화이기에 나름대로 뭔가를 분석해 보려 했던 시도 역시 보기좋게 구겨졌다. 아아 어쩔거야. 이래서는 쓸 말도 없잖아. 그래서 이번 글은 그냥 내가 좋아하는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보는 걸로 마무리할 거다. 사실 그동안 내 글은 항상 멍청멍청.. 더보기 The Village 나는 수학을 좋아했고, 오직 그 이유 때문에 이과생이 되었다. 열 여덟 여름의 한 때에는 오로지 미적분에 빠져 새벽 3-4시까지 문제집을 들췄으며, 그 때의 여파로 무시무시했던 대학교 공업수학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아직도.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도 꽤 수학적인 인간이 되어 있다. 수학자들은 자신을 제외한 양의 약수의 합으로 표현되는 양의 정수를 완전수라고 표현했으며, 더 이상 떨어지거나 덧붙여질 것 없는 공식이나 그래프를 '아릅답다'고 칭송했다. 그렇지, 수학자들이란 마냥 변태나 다름없다. 나의 수학적 성향은 때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도 발휘되는데, 이를 테면ㅡ추리물이라곤 손톱에도 안대는 내가 영국드라마 셜록에 빠져선 허우적대면서도 한 회의 초반부터 나오는 모든 증거들을 손 안에 쥐고.. 더보기 Little Miss Sunshine 사실 나는 '가족' 영화에 약하다. 특히나 꽤나 엉망진창인 가족, 말이다. 이유는 글쎄, 아마 내가 반듯한, 평화로운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기 때문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그런 고로 안나 카레니나의 맨 첫 문장, "All happy families are alike;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은 단숨에 나를 사로잡았다. 웃긴 건 나는 이 문구를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는 책에서 알게 되었는데 정작 안나 카레니나는 한 번 시도 후 처참히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영화로 돌아와서 아마 리틀 미스 선샤인은 관객 누구든 기분 좋게 할 만한 영화, 라고 생각한다. 마침 요즘 상영 중인 처럼. 굳이 비교하자면 리틀 미스 선샤인이 훨씬 훌륭해, 라고 말하고 .. 더보기 There will be blood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우선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끝장나는 간지에 경의를 표해본다. 오, 아멘. 그리고, PTA. 마스터로 2013년 여름, 나에게 빅엿을 선사하신 바로 그 분. 아 또 마스터를 보고, 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목구멍이 칼칼해져온다. 데어윌비블러드는 내가 접한 PTA의 세 번째 작품이며, 이번 리뷰ㅡPTA특집ㅡ를 완성하기 위한 중간 계단에 위치해있는 영화이다. 부기나이트-데어윌비블러드-마스터 순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려고 했던 게 원래 의도인데, 부기나이트부터 깽판을 치기 시작해 점차 땅 속으로 깊숙히 삽질하고 있다. 그리고 데어윌비블러드는 또한 부기나이트ㅡ별로, 마스터ㅡ우웩, 사이에 위치한 어찌보면 나에겐 산 정상,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그의 나머지 작품들ㅡ예를 들면 매그놀리아 등을.. 더보기 Boogie Nights PTA가 내 나이즈음에 찍은 영화. 그리고 주연인 마크 월버그부터 줄리안 무어, 아이언맨의 흑형친구,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까지. 별들의 잔치, 라고 부를 만큼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 부기나이트. 마스터로 나의 치를 떨게 했던 PTA의 두 번째 장편영화라고 해서 어찌나 겁을 한가득 먹었었는지 모른다. 게다가 90년대의 촌스럽고ㅡ결코 개인만의 생각ㅡ엉성한 영상미로 2시간 반을 버텨야 하다니. 두렵기 그지 없었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는 이 영화 덕분에 PTA의 안티로 확고히 굳혀질 뻔했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부기나이트가 나에게 기분 좋은 영감을 주지 못한 이유. 첫째, 블루레이를 돌리기엔 너무 노쇠한 6살짜리 삼성 노트북. 비교적 깨끗한 화질의 블루레이는 중간중간 싱크를 놓치며 사경을 헤맸고, 결.. 더보기 하와이언 레시피, ホメカアボ-イ 굳이 사설을 달자면, 하와이언 레시피ㅡ호노카아 보이는 또 한 번 나의 말랑말랑한 기대감을 져버린 영화였다. 물론 파라노이드 파크로 받은 쇼크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겠지만. 그냥 무작정 카모메 식당을 떠올렸던 것 같다. 제목이 풍기는 분위기에서부터. 심지어 첫 번째는 보다가 졸려서 내팽겨치고 잠이나 퍼질러 잤다. 두 번째 다시 재생을 누르며 마법처럼 영화가 달라지길 바랐다. 그리고 그 마법을 이뤄졌다. 그래, 맞다. 그냥 헛소리다. 여자친구와 하와이를 찾았던 레오는 여행이 끝난 후 그녀와 이별했고, 6개월 뒤 그 여행에서 스친 고요한 마을에서 일을 하게 된다. 무표정에, 신경질적인 여자친구역으로 아오이 유우를 쓰다니, 그것도 그렇게 잠깐, 소스용으로. + 내 사랑 머스탱도. 꽤 겁 없는 감독이라고 생각..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