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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김태용'의 영화, <가족의 탄생>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던 2007년의 어느 월요일 밤, 영화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가 조촐하게 마련된 특별 상영회에서 을 처음 봤다. 나는 김태용 감독을 보자마자 반했던 것 같다. 스물한살 내가 상상했던 '영화 감독'은 안씻고, 과묵하고, 수염 대빵기르는, 괴팍스러움의 결정체였는데(레오 까락스의 영향이 큼) 김태용 감독은 그것과 정반대의 인물이였다. 적당한 체구에 말끔한 옷매무새, 선한 인상, 웃는 모습이 훈훈했고 결정적으로 화법이 너무 맘에 들었던거다. 어떤 질문을 던지면, 일단 쓰윽 미소를 날린 후에 나긋나긋한 톤으로 정성껏 대답한 후, '~하는 것도 좋을것같네요' 식의 배려돋는 마무리. 관객과의 대화 중반쯤엔 관객의 절반, 특히 여자들은 모두 넋이 나가지 않았었나 싶다. 물론 김태용이 등장하기 전 .. 더보기
가족의 탄생 가족의 탄생을 몇 번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ㅡ생각보단 적다ㅡ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제일 많이 울었다, 이번이. 울면서도 스스로 뭐야, 나 왜 이래, 하고 놀랄 정도로. 한 번은 입술 사이로 흐느낌마저 흘러나와 흠칫거리기도 했다. 뭘까. 뭐가 달라졌을까. 이런 게 20대 후반인건가... 눈물이 많아지는 게...? 그리고 덕분에 서랍에서 가족의 탄생을 꺼내 놓아주려 했던 나의 의도는 산산조각났다. 나는 이 영화를 사랑하지 않고는 못배길 거다, 앞으로도. 그래도 몇 번째 보는 영화이기에 나름대로 뭔가를 분석해 보려 했던 시도 역시 보기좋게 구겨졌다. 아아 어쩔거야. 이래서는 쓸 말도 없잖아. 그래서 이번 글은 그냥 내가 좋아하는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보는 걸로 마무리할 거다. 사실 그동안 내 글은 항상 멍청멍청.. 더보기